최순영씨 불구속 기소

  • 입력 2002년 7월 10일 18시 56분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는 10일 1억달러를 해외로 빼돌리고 회사자금 162억원을 임의로 학원 등에 기부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등)로 최순영(崔淳永) 전 대한생명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97년 8월 카리브해 케이맨 군도에 역외펀드인 ‘그랜드 밀레니엄 펀드(GMF)’를 설립, 미화 1억달러를 송금한 뒤 이 중 해외에서 자금세탁을 거친 8000만달러 중 6900만달러를 국내로 반입해 해외에 불법 유출한 자금을 갚고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96년 5월부터 97년 6월까지 회장으로 재직했던 ㈜에스디에이 인터내셔널의 계열사를 통해 1억7000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뒤 이를 에스디에이 인터내셔널에 갚기 위해 대한생명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고 밝혔다.

최 전 회장은 또 98년 4월부터 99년 1월까지 대한생명 자금 172억여원을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자신과 부인이 각각 이사장으로 있는 신동아학원과 기독교선교횃불재단 등에 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기부할 당시 대한생명의 자금상태는 97 회계연도 누적 결손금이 1조2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부실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회장은 이 사건과는 별개의 사건에서 외화 밀반출 혐의로 구속된 뒤 보석으로 풀려나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