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윤영하소령 父子 기이한 6·29 운명

  • 입력 2002년 7월 5일 23시 17분


6·29 서해교전에서 희생된 357호 고속정 정장 윤영하(尹永夏·28·해사 50기)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씨(60·예비역 대위·해사 18기). 윤씨는 아들을 잃은 날로부터 정확하게 32년 전인 1970년 6월 29일 바로 그 날 서해에서 북한 간첩선을 나포했다.

해사를 졸업한 뒤 해군 제12해상경비사령부 소속 PB3 경비정 정장으로 근무하던 윤씨는 그 날 새벽 인천 남쪽 해상에서 야음을 틈타 침투하던 북한 간첩선을 나포하는 데 성공해 인헌무공훈장을 받았다.

오이도 남방 1600야드까지 접근하다 위협사격에 놀라 도주하던 4t급 간첩선을 추적해 교전 끝에 영흥도 북방 해안에서 붙잡은 것. 북한 공작원들은 배를 버리고 미리 도주했지만 간첩선의 국내 침투는 좌절되고 말았다.

윤 소령은 아버지의 투철한 군인정신을 이어받아 해사 50기로 1996년 임관한 뒤 상륙함과 초계함 근무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연평해역에서 참수리급 고속정 정장 임무를 수행해왔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훈장을 받았지만 생과 사는 달랐다.

윤 소령의 동생 영민씨(25)는 “아버지의 수훈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나라를 지킨 아버지와 형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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