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명박시장 “공직자 타성 벗고 발상 전환하라”

  • 입력 2002년 7월 3일 18시 53분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3일 열린 첫 정례 간부회의에서 회의 내용과 방식의 개선 및 공직자의 사고 전환을 강력히 요구해 앞으로 시정이 상당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열린 회의에서 “태풍이 코앞에 닥쳤는데 재해대책 정도는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재해대책이 간부회의 보고 내용에서 빠진 것을 지적한 뒤 “구태의연한 타성에서 벗어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큰 조직일수록 실질적인 것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중요하지 않은 것만 논의하는 형식적 회의는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며 “빠른 시일 안에 회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조직이 변하기 위해서는 ‘사람’보다는 ‘생각’이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외부 발탁보다는 내부승진 인사 원칙을 중시했다”며 “관습과 전통을 존중해나가겠지만 공직자 스스로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아무리 안정을 중시하는 공무원 사회라지만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시정을 함께할 수 없다”며 “선거에서 약속한 공약들도 기존의 사고대로라면 임기 중 해낼 수 없겠지만 공직자들이 발상의 전환과 함께 자신의 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그는 “의사결정은 최대한 민주적이고 신중하게 하겠지만 일단 결정이 되면 독단적 또는 독선적이라고 보일 정도로 추진력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이 이같은 지적을 하자 이날 회의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며 간부들도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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