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승남씨 기밀누설 여부 조사

  • 입력 2002년 7월 3일 18시 05분


대검 중앙수사부는 지난해 1월 새한그룹의 무역금융 사기 사건에 대한 서울지검 수사 당시 대검 차장이던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이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 측에 수사 기밀을 유출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중이다.

검찰은 홍업씨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씨 등에게서 “신승남 당시 대검 차장에게 이재관(李在寬) 새한그룹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청탁하고 며칠 후 ‘일본에 있는 이 부회장이 귀국해도 별일 없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 전 총장의 수사 기밀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지만 조사 방법과 시기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해 11월 김대웅(金大雄·현 광주고검장) 당시 서울지검장이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에게 지앤지(G&G) 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에 대한 대검 수사정보를 전화로 알려주는 자리에 신 전 총장이 함께 있었다는 이수동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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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남씨 수사엔 개입안했나

검찰은 2000년 5월 초 평창종합건설의 뇌물 제공 의혹에 대한 울산지검 특수부의 내사 당시 김성환씨가 신 전 총장에게 청탁했다는 진술을 김성환씨 등에게서 받아내고 신 전 총장이 당시 수사 관계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렸는지 조사하고 있다.

김성환씨는 검찰의 내사가 종결된 뒤 홍업씨의 대학 동기인 유진걸(柳進杰)씨에게서 “(결과가) 잘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전 총장이 김성환씨의 부탁을 홍업씨의 청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수원지검 특수부가 만덕주택 대표 박범만씨의 뇌물 공여 혐의를 수사할 당시 대동주택 사장이던 김성환씨가 친지의 소개로 당시 부장검사를 만난 단서도 포착하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한편 검찰은 삼보판지의 모범납세자 선정과 관련해 홍업씨가 이수동씨에게 부탁했으며 이에 따라 이수동씨가 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에게 청탁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비위 사실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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