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월드빌리지 시장판 전락

  • 입력 2002년 5월 30일 21시 14분


월드컵 대회 기간동안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개설된 ‘울산 월드빌리지’가 음식판매에만 치중하는 등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25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울산대공원에 개설되는 월드빌리지에는 이벤트구역과 전시·홍보구역 식음구역 마켓구역 등이 갖춰져 있다.

한국 전통음식 코너에는 포장마차에서 판매하는 음식에다 술까지 판매해 밤에는 공원내 잔디밭 등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있으며 행인들을 상대로 호객행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선보인다는 인터네셔널 푸드코트에도 중국관에는 자장면만 판매하는 등 특색있는 음식은 거의 없는 실정.

각국의 전통공예품을 판매하는 마켓구역에도 길거리나 백화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만 갖춘데다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는 아예 상품조차 갖추지 않았다.

디지털방송관에는 국내 가전회사의 디지털 TV가 전시돼 있으며 현대자동차 홍보관에도 최근 출시한 신형 자동차를 전시하고 판매가격까지 부착해둬 “자사 영업소를 옮겨둔 것 같다”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월드빌리지가 이처럼 ‘장삿속’으로 전락한 것은 울산시가 이들 부스(가로 세로 각 3m)를 한 개당 150∼250만원씩 받고 임대했기 때문.

시 관계자는 “야간 음주행위에 대해서는 단속하겠지만 각국의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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