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고학년 될수록 과외효과 '별로'

  • 입력 2002년 5월 21일 06시 41분


초중고교생 사이에서 선행학습이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과외나 선행학습이 저학년 단계에서는 ‘반짝 효과’가 있지만 과외를 계속하면 고학년에서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서울지역 15개 고3 수험생 1165명 가운데 4년 이상 과외를 계속한 학생과 과외를 전혀 하지 않은 학생 198명의 최근 5년간 국어 영어 수학 내신성적을 추적해 선행학습의 효과를 국내 처음 조사한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백분위로 환산한 국영수 과목의 내신 평균은 모두 과외집단이 비과외집단보다 다소 높았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특히 상위권은 성적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국어의 경우 ‘과외집단’은 중1 때 성적이 평균 70.32점으로 비과외집단의 64.80점보다 5.52점 높았지만 고2 때는 과외집단이 71.46점, 비과외집단이 68.22점으로 격차가 3.24점으로 줄었다.

영어는 중1 때 과외집단이 71.90점, 비과외집단은 60.06점으로 11.84점 차였지만 고2 때는 과외집단(70.55점)과 비과외집단(63.33점)의 차이가 7.22점으로 감소했다.

수학은 다소 다른 경향을 보여 중1 때 과외집단(69.95점)이 비과외집단(65.96점)보다 3.99점 높았지만 고2 때는 격차가 6.72점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상위 30% 이내 학생간에는 과외집단과 비과외집단의 차이가 미미했다. 국어는 중1 때 비과외집단이 과외집단보다 3.33점 낮았지만 성적이 꾸준히 향상돼 고2 때는 오히려 2.66점 높게 역전됐다.

영어는 과외집단이 중1 때 비과외집단보다 4.89점 높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격차가 줄어 고2 때는 1.34점 차로 엇비슷해졌다. 과외, 특히 선행학습이 심한 수학은 중1 때 과외집단이 0.75점 높았지만, 고2 때는 1.01점에 불과해 투자에 비해 효과가 저조했다.

또 지난해 중2, 중3, 고2 학생 2155명의 2000년과 2001년 성적을 비교한 조사에서도 학교 진도에 맞춰 과외를 한 학생은 석차 백분위에서 국어 2.8등, 영어 2.55등, 수학 0.34등 올라간 반면 6개월 이상 미리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은 국어 1.13등, 영어 0.76등, 수학 1.83 등 떨어졌다.

연구 관계자는 “과외가 저학년에서는 일정 효과가 있지만 과외를 계속하면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부족해 성적도 떨어지는 만큼 과외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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