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국장은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가 22일 오전 정례 간부회의가 끝난 뒤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 국장이 최 전 과장과의 통화 사실을 뒤늦게 보고한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국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최 전 과장이 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와 약 8분간 통화했으며 출국 이유를 묻자 ‘미래도시환경 최규선(崔圭善) 대표를 만난 것이 언론에 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보도돼 혼자 (죄를) 뒤집어쓸 것 같아 도피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에 따르면 최 전 과장은 또 “대책회의에 갔던 게 아니고 단지 최규선씨를 만나러 갔는데 김희완(金熙完·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씨도 와 있었다”며 “한참을 기다리다가 최씨와 3∼4분가량 얘기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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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과장은 언론에 보도된 의혹들에 대해 이 국장이 해명을 요구하자 “(S건설) 청부 수사는 사실과 많이 다르고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타이거풀스 주식은 내 돈으로 사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
그는 또 이 국장의 귀국 종용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죄송하다”며 울먹이다가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고 이 국장은 전했다.
한편 경찰청은 법원으로부터 최 전 과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법무부와 외교통상부를 통해 미 국무부와 법무부를 상대로 그의 인도를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은 미국에 대해 그의 인도를 요청하는 데는 절차가 까다롭고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의 강제 귀국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