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동향등 청와대정보 돈받고 유출 의혹

  • 입력 2002년 4월 21일 18시 08분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구속중)씨가 검찰에서 기계 및 콘크리트 제조 판매업체인 D사 회장 박모씨 등에게서 사업 관련 청탁 등과 함께 받은 10억원 가운데 7억원가량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최씨의 측근은 또 검찰에서 “D사에서 최씨가 받은 돈의 일부를 홍걸씨의 승용차 트렁크에 실어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또 21일 최씨의 전직 운전사 양모씨에게서 “올해 초 최씨가 김 대통령의 수행비서인 이재만(李在萬) 행정관의 집에 두 차례 간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행정관은 최씨에게 김 대통령의 동향 등 청와대 정보를 돈받고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21일 사표를 내 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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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청와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이 전 행정관 소환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양씨에게서 “최씨가 모 호텔 커피숍에서 홍걸씨를 만날 때 커피숍 앞까지 최씨를 수행한 적이 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을 통해 최씨에게 해외출국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만영(李萬永) 대통령정무비서관을 20일 오후 소환 조사한 뒤 21일 새벽 돌려보냈다.

이 비서관은 “11일 최 전 과장을 1∼2분 만난 적은 있지만 최씨의 도피를 권유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또 19일 소환했던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를 상대로 지난해 4∼5월 최씨에게 전달한 15억원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의 대가인지 등을 조사한 뒤 20일 송씨를 돌려보냈다.

검찰은 또 송씨가 지난해 4월 TPI 주식 20만주를 포스코 계열의 6개 회사에 70억원에 매각한 경위 등도 조사했으며 필요할 경우 송씨를 재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씨에게 최씨를 소개해 주고 송씨가 제공한 주식과 돈 등을 최씨와 나눠 가진 의혹을 받고 있는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23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이 “최씨가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의원에게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에게 전해 달라며 2억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윤 의원 등이 설 의원을 고소 고발한 사건을 최씨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최씨에게서 한나라당 이 전 총재나 윤 의원과 관련한 진술이 확보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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