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만은 '제2의 장학로'

  • 입력 2002년 4월 21일 18시 28분


이재만 전 대통령 제1부속실 행정관(왼쪽)
이재만 전 대통령 제1부속실 행정관(왼쪽)
21일 사표를 제출한 이재만(李在萬) 전 대통령 제1부속실 행정관은 91년부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해 ‘DJ의 그림자’로 통한다.

최재승(崔在昇) 의원의 추천으로 DJ의 수행비서가 된 이 전 행정관은 다리가 불편한 DJ의 거동을 돕고, 잔심부름을 도맡아해왔다. DJ의 지팡이를 들고 대통령 승용차 앞좌석에 앉는 사람도 다름아닌 이 전 행정관이었다.

이 때문에 이 전 행정관은 김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최규선(崔圭善)씨가 의도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실세의원들이나 정부부처 장관들, 심지어 청와대 내 핵심인사들도 대통령의 심기파악을 위해 이 전 행정관을 먼저 찾는 일도 많았다.

김영삼(金泳三) 정부 시절이던 96년 장학로(張學魯) 제1부속실장이 구속된 것도 이런 ‘문고리(부속실) 권력’ 때문이었다.

청와대 내에서도 이 전 행정관과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퍼져있었다. 두 사람이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목격한 인사도 있다. 이 전 행정관은 또 진승현(陳承鉉)씨 사건으로 구속된 정성홍(丁聖弘) 전 국가정보원 경제과장 등과도 교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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