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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9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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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쓰레기 문제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자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가 2006년까지 285억원을 공동 부담하기로 합의하고 지난달 초부터 바다쓰레기 수거작업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인천 앞 바다에는 현재 9만7000t가량의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는 이 중 2000여t을 거둬들일 수 있는 예산 정도만 투입돼 계획대로 쓰레기 수거 사업이 진행된다 해도 전체의 50분의 1 정도 밖에 건져낼 수 없다.
더구나 현재에도 일부 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와 분뇨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고 있는 실정이다.
▽쓰레기 오염 실태〓3개 시도가 한국해양연구원 등 3개 기관에 의뢰해 지난해 4∼12월 8개월 동안 인천 앞 바다 쓰레기 분포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년 5만7962t의 쓰레기가 한강 등을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가전제품 비닐 등이 고기를 잡는 어구에 수시로 걸려들고 있어 어민들은 “물 반(半) 쓰레기 반(半)”이라고 말한다.
인천 강화군 초지리 어촌계의 김모씨(45)는 “수 년 전부터 그물로 건져 올린 쓰레기 더미에서 고기를 뒤져내다시피 하고 있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고 한숨을 토했다.
이들 해역에서는 조류가 느리거나 파도가 심하지 않아 바닥에 쓰레기 침적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한국해양연구원 박용제(朴容諸) 수석연구원은 “바다의 정화력을 믿고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바람에 어장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쓰레기 수거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하지만 육상 쓰레기를 걸러내는 차단막 설치 등 바다오염 예방사업을 시급히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분뇨와 생활하수 유입〓인천시에서 매일 112만9000t가량 발생되는 생활하수 중 27%인 31만1000t은 정화처리를 거치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주로 중구 동구 남구지역에서 발생한 생활하수는 대부분 정화되지 않고 인천항 인근 화수부두와 남항 갯골 등으로 흘러들고 있고 이로 인해 이 지역에서는 악취 공해로 시달리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는 또 하루 1500㎘ 가량의 분뇨를 수거하고 있지만, 이중 3개 분뇨처리장에서 800㎘를 정화처리하고 나머지 절반 정도를 230㎞ 떨어진 공해상에 버리고 있다.
인하대 해양학과 최중기(崔仲基) 교수는 “질소와 인 등의 성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생활하수가 바다의 부영양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앞 바다의 수질〓인천 앞 바다 표층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2ppm 이하인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바닷물 표층의 수질오염도이고 부유물질이 가라앉아 있는 바다 밑바닥 생태계 변화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양 전문가들은 “바다 속 뻘을 덮고 있는 침적 쓰레기들은 산소공급을 차단해 어류의 산란지들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바다 바닥의 오염 측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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