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씨 청와대간부와 전화접촉

  • 입력 2002년 3월 21일 18시 40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팀은 21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의 고교 및 ROTC 동기인 김성환(金盛煥)씨가 차명계좌를 통해 30억원이 넘는 자금을 관리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김성환씨가 이 가운데 19억7000만원을 P건설에 운영자금으로 빌려주고 김홍업씨에게 아태평화재단 건물 신축 공사대금 5억원을 빌려준 점 등에 비춰 이 돈이 김홍업씨나 아태재단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김성환씨가 지난해 9월 부도 위기에 처한 P건설의 채권단 대표로 활동하며 자금을 융통해주고 ‘1년 동안 자금 회수를 자제한다’는 채권단 합의도 끌어내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정황을 파악하고 그 경위도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또 김성환씨가 1월 S건설 인수 문제를 부탁하기 위해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온 D주택 이모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 C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S건설 인수 건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씨의 이권 개입과 정관계 로비 여부를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C국장은 “김씨가 전화를 걸어와 더 이상 그 사건에 개입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에게 수사기밀을 알려준 것과 관련해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은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소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또 김 고검장이 지난해 1월 이후 이 전 이사와 100여차례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 “통화내용을 분석해본 결과 통화시간이 5∼10초 내외로 짧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부속실에서 연결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통화가 이뤄진 횟수는 그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2000년 5월 이용호씨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서울지검 3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임양운(林梁云) 전 광주고검 차장의 수사기밀 누출 의혹과 관련해 임 전 차장에게 수사기밀을 전해들은 로케트전기 윤모 전무(해외도피 중)가 귀국할 때까지 내사 중지키로 했다.

특검팀은 이번 주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25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각종 의혹 사항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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