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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10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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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 아시아경기대회, 88년 서울올림픽,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 굵직한 국제행사 때마다 불거졌던 당국과 노점상 간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 단속방침〓10일 서울시에 따르면 구청별로 불법 노점상 실태를 조사한 뒤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집중 단속 대상은 현재 1만4000여개로 추산되는 불법 노점 중 버스 정류장, 지하철 입구, 택시 승강장, 횡단보도 주변 등 시민들의 통행에 직접 불편을 주는 노점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 관광특구로 지정된 숭례문과 명동 북창동 일대와 동대문운동장 주변, 신촌 연희동, 종로 등에 대해서는 집중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행불편 등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노점 정비에 나서게 됐다”며 “노점상들이 시민 불편을 초래하면서 불법적으로 점유했던 공간을 시민에게 되돌려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노점상 반발〓이에 대해 노점상들은 서울시가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무차별적인 단속을 계획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점상들은 월드컵대회 이후 영업을 보장해주기만 한다면 대회 기간에 노점 철수도 고려할 수 있는데 당국이 무작정 단속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노점상연합 관계자는 “노점상도 잘만 육성하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고, 월드컵 때 서울을 찾는 외국인에게 좋은 ‘길 안내자’도 될 수 있는데 시는 노점상을 골칫거리로만 여기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노점상들은 5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점상 탄압분쇄 및 생존권 사수투쟁’집회를 가진 데 이어 14일과 20일 각각 신촌과 동대문운동장 인근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