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수동씨 검찰로비 가능성 수사확대

  • 입력 2002년 2월 24일 18시 09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팀이 김영재(金暎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의 주선으로 이용호씨 회사인 인터피온의 사외이사인 도승희(都勝喜)씨를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금감원 조사 무마 로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2000년 3월 말 이수동씨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도씨의 진술을 확보했지만 인터피온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와 검찰 수사 의뢰 시점이 99년 10월경이었던만큼 돈의 대가성 여부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도씨가 이수동씨의 부탁을 받은 전 아태재단 사무부총장 황모 교수를 통해 김 부원장보를 만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수동씨가 받은 5000만원이 금감원 조사 무마에 따른 ‘성공 사례금’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용호씨가 인터피온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검찰 수사 의뢰 대상에서 빠진 것은 도씨가 김 부원장보를 만나 선처를 부탁했기 때문이며, 이수동씨는 그 대가로 5000만원을 받았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특검팀의 견해다.

따라서 이수동씨에 대한 특검팀의 조사는 이씨가 도씨와 김 부원장보의 만남을 주선한 경위와 도씨의 청탁을 받은 김 부원장보가 금감원 조사 무마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98년 초 도씨를 만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이수동씨가 도씨와 김 부원장보의 만남을 주선한 것 이외에 ‘다른 역할’을 했는지도 밝혀야 할 부분.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이수동씨와 김 부원장보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과 임의로 제출받은 금감원의 인터피온 관련 조사자료에 대한 정밀분석을 통해 일부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조사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이 자체 수사를 통해 이용호씨가 주가조작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벌금 2000만원에 약식기소하는 과정에서 이수동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조사대상이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2000년 3월 이용호씨를 약식기소한 서울지검 수사라인과 이수동씨의 관계도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수동씨가 지금까지 드러난 5000만원 이외에 이용호씨의 돈을 더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수동씨의 추가 금품 수수는 정치인이나 권력실세에 대한 이용호씨의 로비 가능성을 높여주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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