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참여연대 선정 '올해의 복지인' 양정숙씨

  • 입력 2002년 2월 20일 21시 25분


“우리 아들을 키우는데 상을 받다니요.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19일 대전지역 최대 시민단체인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로부터 ‘올해의 복지인’으로 선정돼 상을 받은 양정숙씨(35·대전 중구 중촌동).

그는 동네에서친딸(11세)인 ‘은아 엄마’라기 보다는 4년 전 입양한 세진이 엄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양씨는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가 없고 오른손가락이 두개 뿐인 상태에서 부모로부터 버림 받은 세진이를 99년 1월(당시 18개월) 입양했다.

“왜 하필이면 장애자냐”라는 시부모의 반대도 있었으나 일주일에 두번씩 자원봉사차 찾는 보육시설에서 유독 자신 만을 반갑게 맞이하는 세진이를 외면할 수 없었다.

“제 품에 안기는 세진이 표정은 마치 엄마 품에 안기는 것처럼 편안해 했어요.세진이를 뱃속에 넣어둔 아이를 키우는 심정으로 정성을 다했습니다.”

양씨는 일반 유치원으로 보내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배우도록 했으며 한글과 컴퓨터도 가르쳤다.

“수영장에 보냈는데 처음엔 어색해 하더니 두팔로 물살을 헤쳐 나갈 때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내렸어요.”

그는 세진이를 3년간 키우면서 장애아 입양이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가 비싼 양육비용에 있음을 깨닫았다.

양씨는 이후 양육수당을 국가에서 지급하는 법안 마련을 시민단체 등과 함께 정부에 촉구, 올해 1월 1일자로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일반사립 유치원에서 장애아동들의 통합교육을 외면하는 현실을 뛰어넘기 위해 국회에 나가 증언하기도 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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