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윤리의식 ‘빨간불’

  • 입력 2002년 1월 2일 18시 09분


국내 중고교생 10명 중 4명이 ‘아무도 보지 않으면 법 질서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답변하는 등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이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반부패국민연대(회장 김성수·金成洙)가 최근 서울시내 10개 중고교 학생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청소년 부패 반부패 의식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8.4%가 ‘뇌물을 써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33%가 ‘부정부패를 목격해도 내게 손해가 된다면 눈감을 것’, 22.7%가 ‘친인척의 부패에 대해 묵인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항목에 대해 16%가 ‘그렇다’고 응답해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은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한편 중고교생 10명 중 9명은 ‘한국이 부패한 사회’라고 답했다. 10명 중 3명 이상(33%)은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정치권을 꼽았으며 이어 기업(12%), 공무원(11%), 법조계(9%), 언론계(9%), 교육계(8%) 순으로 부패해 있다고 꼽았다.

뇌물 수수 등 부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64%가 ‘법을 어겨도 처벌을 면하거나 가벼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29.9%가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반부패국민연대 김정수(金正洙) 정책실장은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의 부패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반면 스스로에겐 매우 관대했다”며 “이들의 윤리의식이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반부패 교육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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