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와대 국장 이용호 정치자금 수수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7시 51분


지난해 4·13 총선 출마를 위해 대통령 공보수석실 국장직을 사퇴한 오상범(吳相範·40)씨가 지앤지(G&G) 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에게서 선거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대검 중수부는 19일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않고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오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이씨도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은 정당과 후원회를 통해서만 정치자금을 받을 수 있고 후원회는 현역 국회의원이나 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된 사람만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해 1월17일 전남 나주 지역구에 민주당 공천을 신청한 뒤 이씨에게 “선거비용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 자신의 은행계좌를 통해 돈을 받은 혐의다.

이씨는 고향 후배인 오씨의 부탁으로 대가없이 준 돈이라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씨는 수감 중이던 9월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병윤(朴炳潤) 의원과 조홍규(趙洪奎·한국관광공사 사장)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줬다고 시인했으나 정치권에 대한 로비는 부인해왔다.

오씨는 지난해 1월6일 공보수석실 국장직을 사퇴한 뒤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해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이씨가 ㈜삼애캐피탈과 ㈜스마텔 등 계열사의 자본금과 유상증자 대금 등 283억여원을 빼돌리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추가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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