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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5일 2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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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사학가 이상준(李相逡·42·대구지검 경주지청 근무)씨는 "최근 포항지역사회연구소가 발간한 포항연구 제32집에 실은 향토답사기에서 증언을 토대로 확인한 결과 오진우는 장기면 출신이라는 소문은 사실과 달랐다"며 "장기면 출신으로 월북해 북한군 장교가 된 집안의 사람과 얼굴이 닮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포항지역에서는 장기면 학곡리에서 태어난 오진우가 일제 때 중국 만주에서 돈을 벌어 김일성에게 독립자금을 대줬으며 이후 김일성의 배려로 인민군 무력부장을 맡게 됐다는 얘기가 전해져 왔다. 오진우는 또 6·25전쟁 때 경주시 안강까지 왔다가 후퇴하면서 장기면 쪽을 가리키며 집에 가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이런 얘기가 널리 퍼지게 된 까닭은 장기면 학곡리에 살던 오모씨가 6·25전쟁 전에 월북해 훗날 북한군 장교가 됐고, 고향에 남아있던 그의 남동생 얼굴이 오진우와 매우 닮은 데서 생긴 오해라고 밝혔다.
이씨는 "1970년대 들어 TV에 오진우의 얼굴이 자주 나오면서 같은 마을의 오씨가 오진우의 친동생이라는 소문이 퍼지게 된 것 같다"며 "월북한 오씨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진우가 1917년 함남 북청에서 태어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씨는 "오진우가 장기면 사람이라는 소문 때문에 장기에 살고 있던 오씨 집안이 수십년 동안 큰 피해를 당했다"며 "왜곡된 소문을 바로잡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기자>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