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장애인에게 공포감 줘요"

  • 입력 2001년 12월 5일 20시 56분


“시각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복지관 앞에 장애인용 신호등은 커녕 횡단보도조차 없으니 하루 하루가 공포스러워요”

4일 오전 대전 중구 산성동 산성종합복지관 입구.

시각장애인들이 인도가 없는 좁은 천변도로를 곡예하듯 걸어가며 복지관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올해 1월 문을 연 이곳은 시각장애인 전용 교육장 등이 들어서 있는데 최근에는 수영장을 이용하는 일반인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하루 이용객은 7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시설이 들어설 당시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출입 정문이 산성동 한밭가든아파트가 있는 큰 도로쪽이 아닌 사람들의 출입이 많지 않은 유등천변 도로쪽으로 생기는 바람에 이같은 위험이 계속되고 있는 것.

복지관측은 지난 2월부터 경찰과 구청측에 횡단보도와 신호기를 설치해 줄 것을 여러차례 요구해왔으나 신호기와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는 인근 복수교 4거리와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최근에야 차량 진입을 위해 정문쪽 천변도로의 중앙선을 절단하고 반사경을 설치했으나 이 마저 7개월이나 소요됐다.

최근에는 복지관에서 하상도로로 나가던 차량이 직진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까지 발생해 시각 장애인들의 공포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신호기나 횡단보도 설치가 어려우면 출입문을 큰 도로쪽으로 옮기는 방안이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며 “큰 도로변과 복지관 사이 땅은 중구청의 묘목장(400평)으로 20평만 임대해줘도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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