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사용않는 수학용어로 수능 출제"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8시 39분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리영역에서 일부 수학 교과서에서만 사용된 수학 용어가 출제돼 많은 수험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예고 수학교사인 이창희(李彰熙)씨는 최근 “인문계 예체능계의 15번 문항의 보기 설명에 사용된 ‘기함수’ ‘우함수’는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사용되지 않은 만큼 국가시험에 이런 용어를 출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질의서를 냈다.

이 교사는 “제6차 교육과정으로 보급된 대부분의 검인정 수학 교과서에는 기함수는 ‘원점에 대칭인 함수’, 우함수는 ‘y축에 대칭인 함수’로 풀어서 기술돼 있다”며 “‘기함수’ ‘우함수’는 일본에서 만든 어려운 용어로 일부 참고서에 언급돼 있고 일선에서도 교사에 따라 보충 설명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이런 용어로 기술되지 않은 교과서로 공부한 수험생은 그 함수의 개념을 알고 있더라도 용어 자체가 생소해 문제를 푸는데 불리하다”며 “수능은 학교 단위의 시험이 아니라 국가시험인 만큼 모든 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수학교과서 16종을 조사한 결과 4종의 교과서에만 기함수 우함수란 용어가 기술돼 있다”며 “출제진은 모든 교과서에 일반적으로 기술됐거나 고교생들이 이 정도는 이해하는 것으로 알고 출제한 것 같다”고 말해 사전 점검이 소홀했음을 시사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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