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화제]회갑여성 손녀뻘과 응시

  • 입력 2001년 11월 7일 14시 58분


“동양화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습니다.”

손녀뻘 여고생들과 함께 경남 마산시 무학여고 고사장에서 수능을 치런 김행자(金幸子·60·마산시 봉암동)씨는 “가까운 대학에 진학해 불교 미술을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1957년 전남 순천여중을 졸업하고 간호학교를 마친 뒤 보건소에 근무하다 결혼해 그동안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에 쫓겨 그림에 대한 ‘자신의 끼’를 억눌러야 했다.

50대 초반부터 취미로 동양화를 그리며 동호회 활동을 해오던 김씨는 대학 진학을 마음에 두고 99년 마산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김씨는 방송강의 외에 2주에 한번씩 받는 출석수업은 물론 숙제를 한번도 빠뜨리지 않는 성실함을 보였다. 또 방송통신고 학예경연대회와 진해군항제, 마산시민의 날 등에 그림을 출품해 여러차례 입상하는 등 그림에 대한 열정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담임인 마산고 서동진(41) 교사는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수능 성적보다는 실기고사가 걱정이지만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산=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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