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노인 23명에 경로당이 2개?

  • 입력 2001년 10월 30일 20시 23분


전북 부안군 동진면 동전리 매잔마을은 65세 노인이 23명 밖에 안되지만 경로당이 2개다. 기존 경로당이 낡았다며 지난달 5500만원을 들여 새 경로당을 지었기 때문이다.

순창군 팔덕면 팔덕리 월곡마을에도 올해 또 하나의 경로당이 지어져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따로 경로당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한 마을에 경로당이 두 개나 되는 곳이 전북 도내에만 10여곳이 넘는다.

민선 자치제가 시작된 이후 경로당 신축이 급증하고 있다.

30일 현재 전북 도내 14개 시군의 경로당은 4144개로 민선단체장이 취임한 95년의 2624개에 비해 1520개가 늘었다.

내년에도 150여개가 신축될 예정이다.

경로당 말고도 전주 군산 김제시와 완주군 등에서는 모두 110억원을 들여 노인복지회관을 건립했다.

노인복지 차원에서 경로당이 많은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민선단체장들이 경로당 신축을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전북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민선 단체장들이 노인복지라는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경로당을 짓고 있다" 면서 "경로당 건립이 노인공경의 취지를 벗어나 다음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사업으로 전락한 느낌" 이라고 지적했다.

<전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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