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찾기 일단 ‘좌초’…발굴허가 기간 종료

  • 입력 2001년 10월 30일 16시 48분


‘보물은 없었다.’

㈜삼애인더스(대표 이용호·李容湖·구속중)의 주가조작 재료 로 이용됐던 전남 진도군 임회면 굴포리 죽도 앞바다 보물 발굴작업이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현지에서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삼애인더스측은 "진도군에서 받은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허가 기간이 끝나는 30일 오후까지 막바지 발굴작업을 했으나 해저동굴의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발굴작업 관계자는 "해저동굴을 찾기 위해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파일을 박아 바닷물을 차단한 뒤 굴삭기로 파내려 갔으나 밑바닥에 암반이 있어 더 이상 작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애인더스는 20일부터 물막이 안쪽 500여평에 대해 본격 굴착작업에 나서 지면에서 14m까지 파들어가 암반으로 둘러싸인 직경 2m 가량의 바닥면에 도달했으나 보물의 단서가 될만한 것은 찾지 못했다.

문제의 해저동굴은 일제 당시 한 일본인 헌병장교가 한국을 떠나면서 8인치(20㎝) 함포탄 25개에 금과 다이아몬드, 루비 등을 채워 동굴에 넣은 뒤 진흙과 석회석 등으로 동굴 입구를 막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보물 근원지 로 떠올랐다. 이 헌병장교는 1993년 사망할 때 이 사실을 친분이 있는 한 한국 여성에게 털어놓았다는 것.

삼애인더스는 2월 전남 여수의 발굴전문업체인 해양산업과 공사비 16억4000만원에 계약을 맺고 6월부터 바다 밑에 수직으로 파놓았다는 동굴을 찾기 위해 바지선과 대형 크레인 등을 동원해 발굴작업을 벌여 왔다.

9월 이용호 회장이 구속된 이후 7000원대에서 1100원대까지 수직 하락하던 삼애인더스 주가는 보물의 실체가 곧 드러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9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애인더스 임광택(林光澤) 특수사업본부장은 아직까지 보물이 매장됐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 진도군과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시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조사를 한 뒤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진도=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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