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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5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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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총리는 오전 9시12분경 서울 서대문독립공원(구 서대문형무소)에 도착해 방명록에 논어(論語)의 한 구절인 ‘사무사(思無邪·마음에 사악함이 없다)’라고 적은 뒤 이정규(李政奎) 서대문 구청장의 안내를 받으며 ‘서대문형무소 역사전시관’을 관람.
고이즈미 총리는 유관순(柳寬順) 열사의 투옥 장면과 애국지사를 고문하는 일제의 잔혹함을 재현한 지사 고문실 등을 둘러보며 종종 질문을 던지는 등 무척 진지한 자세였다는 전언. 그러나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관람 장면은 일본측의 요구로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아 그가 국내 보수 세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취재진이 있는 가운데 몇 분간 진행되자 “이대로 회담을 하는 것이냐. 카메라가 있어도 되느냐”고 물으며 상당히 당혹해 하는 표정.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이 “우리나라는 그것(취재)을 막을 사람이 없습니다. 막으면 큰일납니다”라고 받아넘기자 회담장에서 잔잔한 웃음이 일기도.
○…오후 2시부터 28분간 진행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와 고이즈미 총리의 면담에서 이 총리는 “일본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정신으로 과거 역사인식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당부.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온고이지신’은 나도 좋아하는 가르침”이라고 답변.
○…고이즈미 총리는 10시10분경 서울 성북동 일본대사관저에서 1월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李秀賢·당시 26세)씨의 부모와 친구 등 6명을 접견하고 위로.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