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토종' 사라져간다…중국산 밀려와 재배 급감

  • 입력 2001년 10월 9일 21시 09분


충남 서산과 청양군의 자랑이었던 육쪽마늘(사진)과 구기자가 갈수록 설땅을 잃고 있다.

서산시에 따르면 올해 이 지역의 마늘 재배면적은 824㏊.

이 가운데 육쪽마늘의 재배면적은 절반이 조금 넘는 417㏊에 불과해 90년대 초 전체 재배면적의 95%를 차지했던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나머지는 중국산과 스페이산 등 난지형을 재배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난지형 재배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토종 육쪽마늘에 비해 구근이 크고 수확량도 많은데다 수확시기가 빨라 농민들이 선호하기 때문.서산시는 맛과 향이 뛰어나고 암세포 성장억제,항균성이 탁월한 육종마늘의 종구를 개량하고 우수성을 홍보하면서 난지형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00여 농가가 매달려 전국의 구기자 60%를 생산하는 충남 청양군도 마찬가지.

지난해만해도 1만3000원대(600g기준)에 이르던 구기자 값이 올들어 값싼 중국산 수입 등의 영향으로 8000원대 이하로 떨어지자 재배기피는 물론 익어가는 열매조차 수확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

구기자 재배농가인 청양군 운곡면 명모씨(56)는 “밭에서 구기자가 모두 익어가는데도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어 수확을 포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청양구기자시험장 조임식재배연구팀장(49)은 “중국산과 차별화된 품종개량 및 가공제품 생산으로 국산 수요를 확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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