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허옥석씨 동화銀 재직때 이용택씨와 긴밀한 관계"

  • 입력 2001년 9월 28일 18시 57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 허남석(許南錫) 총경의 사촌동생 옥석씨가 D투신증권 재직 때 정보통신부의 우체국 예치금을 2년 반 동안 1조6347억원이나 유치, 모두 16억1000여만원의 성과급을 챙겼다고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 의원이 28일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정보통신부 국감에서 “허씨는 99년 1327억원, 2000년 6479억원, 2001년 9월 현재까지 8541억원 등 2년 반 동안에 모두 1조6347억원이라는 거액을 유치하는 ‘괴력’을 발휘했다”며 “이 과정에서 받은 성과급은 월평균 5373만원으로 보통 직장인의 2년치 연봉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허씨는 동화은행 재직 시 이형택(李亨澤)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며 친분을 쌓았고, 이 전무가 이용호씨에게 보물선 사업자 오모씨를 소개할 때 허씨를 통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허씨는 ‘이용호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허 총경의 사촌동생이자 이씨의 고교 1년 후배로 사건에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허씨는 고교 졸업 후 서울은행을 거쳐 동화은행에 근무하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동화은행이 퇴출되면서 실직했으나, 98년 11월 D투신사에 계약직으로 입사한지 불과 6개월만에 정통부의 거액 우체국 예치금을 따내기 시작했다는 것.

김 의원은 “당시 D투신사는 법인영업부를 동원해 정통부의 우체국 예치금을 예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했는데, 일개 계약직 투자상담사인 허씨에게 넘어간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99년 3월 정통부가 D투신을 예탁대상 기관으로 선정할 당시 D투신에 대해 ‘종합점수가 가장 저조하며 자기자본이 마이너스이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C등급 기관’으로 평가했다”며 “이런 D투신이 수탁고가 6배나 많은 한국투신이나 대한투신과 비슷한 1500억여원을 예탁받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형택 전무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라며 “나는 정통부 내에 전혀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 누구와 대질시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도 은행원 출신이어서 예금유치를 할 때면 다른 금융기관에 50억원 정도를 부탁하기도 했지만 정통부 우체국 예치금과 관련해서는 한 푼도 부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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