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박순석회장 누구인가

  • 입력 2001년 9월 25일 23시 07분


신안그룹 박순석(朴順石·60) 회장은 독특한 이력과 경영 방식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으로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으로 알려졌으나 신안측은 야간 중고교를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15세 때 상경한 그는 철근 도소매업으로 돈을 벌어 사업기반을 마련했으며 80년 신안종합건설을 설립했다. 금융업에도 진출해 96년 신안캐피탈과 그린C&F 등을 잇따라 세웠다.

박 회장이 업계의 주목을 끈 것은 99년부터. 신안CC 개장을 시작으로 단기간에 골프장 4곳(건설중인 곳 포함)과 호텔 2곳을 거느린 ‘골프장 재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10개의 골프장을 소유하려 한다”는 말이 떠돌기도 했다.

신안 그룹 계열사 현황
부문업체
건설신안종합건설
㈜신안
강남엔지니어링
레저그린힐CC
신안CC
리베라CC
신안관광개발
호텔리베라(서울)
호텔리베라(유성)
㈜신안스포츠클럽
금융신안주택할부금융
㈜그린 C&F
신안상호신용금고

98년말 흑자부도에까지 몰렸던 신안이 불과 수개월 만에 골프장을 지은 것은 당연히 업계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일부에서는 그의 출신지와 관련짓기도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박 회장을 지켜본 S건설 W회장은 “그는 돈의 흐름을 잘 안다”며 “돈버는 재주는 나보다 적어도 두 수는 위”라고 박 회장의 능력을 평가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모기업인 신안종합건설을 10년 만에 건설업계 도급순위 20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신안은 지하철 분당선(복선전철6공구), 서해안 고속도로IC,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각종 사회기반공사에 참여했다. 2000년 부채비율은 147.8%로 자본력은 탄탄한 편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신안종합건설이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체인 점. 이 때문에 박 회장은 93년 종합소득세 납부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드러나기 싫어하는 박 회장의 성격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신안은 최근 2년간 골프장과 레저사업에 집중했다. 박 회장은 “신안의 뼈대는 건설이지만, 신안의 피와 살은 레저와 금융사업”이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따라 99년 경기 안성시 신안CC를 개장한 데 이어 광주시에 그린힐CC를 만들었다. 그린힐CC의 클럽하우스는 거대한 배 모양을 하고 있어 “신안 앞바다의 보물선을 본떴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출신지에 너무 집착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어 제주 북제주군에 골프장 부지를 확보했고 관악CC(현 리베라CC)를 인수하는 등 골프장 사업을 초고속으로 확장했다. 관악CC 인수 때 신안이 부담한 자금은 70억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관악CC의 기존회원들은 박 회장이 골프장을 인수한 뒤 고가의 특별회원권을 팔려 하자 ‘특별회원 모집등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반발했으나 법원은 이를 ‘이의 없다’고 기각했다.

신안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를 근거로 신안측은 정치권의 ‘후광설’을 부인하고 있다. 돈의 흐름을 보고 주력 업종을 바꾸었을 뿐이라는 신안측의 ‘설명’과 세간의 온갖 ‘추측’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주목된다.

한편 박 회장은 92년 자신의 이름을 딴 순석장학재단을 설립, 현재까지 대학생 1200여명과 중고교생 5200여명에게 총 41억여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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