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실버타운 '예술단' 창단

  • 입력 2001년 9월 25일 00시 37분


‘평균 나이가 75세에서 40세로 젊어졌다.’

인천의 유일한 실버타운인 ‘해동 인천실버타운’(인천 서구 경서동·www.haedongsilver.com)에 요즘 뮤지컬 예술단원들이 몰려들어 활기가 넘친다.

지난 주말 인천실버타운 6층 대강당. 신나는 댄스음악에 맞춰 젊은 연기자들이 몸을 가볍게 푸는 ‘탭댄스’를 추고 있었다.

45명의 뮤지컬 전문배우들과 스텝진 30명이 한꺼번에 ‘열기’를 뿜어대자 80여평 규모의 대강당이 비좁게느껴진다.

실버타운측의 지원으로 최근 창단된 ‘헬스피아 예술단’은 ‘명성왕후’ ‘광개토대왕’ 등 유명 뮤지컬에 참여한 실력파 연기자들이 여럿 포함돼 있다. 이들은 12월부터 전국 순회에 나설 창작품 ‘마라나타’ 공연을 위해 하루 6∼7시간씩 맹연습중이다.

이 작품은 그리스도 부활 과정을 재미있고 현장감있게 뮤지컬로 표현하는 것으로 첨단 무대장치를 동원해 마귀들을 산산조각내는 장면 등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탭댄스, 발성연습 등에 몰두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실버타운의 ‘어른’들이 수시로 대강당을 기웃거린다.

한 노인은 “젊은 연기자들을 보면 친손자를 대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며 미소를 지었다. 20, 30대의 발랄한 연기자들은 복도나 휴게실에서 노인들을 마주치면 어깨와 팔을 주물러주며 ‘애교’를 떨기도 한다. 무용을 전공한 예술단원은 ‘프로급 안마사’와 다름없어 노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서울예술단원이었던 이기동씨(32)는 “실버타운에 입주해 연습을 하다보니 작품에 매달리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어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주 색다른 분위기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헬스피아 예술단은 창단작품의 연습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대로 ‘최진사댁 며느리’ ‘눈물젖은 두만강’ 등 노인들을 위한 15∼20분짜리 단막극 뮤지컬을 공연할 예정이다.

실버타운측은 현재 예술단원들에게 잠자리와 식사는 물론 제작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032-584-0245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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