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간부 '이씨 비호' 전화…영등포서에 "선처" 부탁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31분


경찰청 감찰과는 24일 지앤지(G&G)회장 이용호씨에 대한 증권가 루머 수사의뢰 과정에 경찰간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서울경찰청 허모 과장(46·총경)이 올해 4월 이 사건을 다루고 있던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직접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허 과장은 사촌동생이자 이씨와 광주상고 동기 동창인 옥석씨(42·구속 중)의 부탁으로 영등포경찰서 김모 과장(39)에게 전화를 걸어 “내 동생 친구 회사가 허위루머로 어려운 상황에 있으니 잘 수사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김후광(金厚光) 경찰청 감찰과장은 “허 과장이 루머 사건에 대해 영등포경찰서에 수사의뢰를 해 주면서 이씨측한테서 금품을 받았는지, 허 과장의 전화가 수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집중 조사대상”이라고 밝혔다.

영등포경찰서는 8월 이 사건 관련 명예훼손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신용훼손 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같은 달 7명에 대해 기소유예, 1명은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한편 경찰 내에서는 허 과장 외에 3∼4명의 경찰 간부가 이씨 및 그를 위해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여운환(呂運桓·47·광주 J건설 대표)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허문명·현기득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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