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유휴지 선정의혹수사]姜사장 통화내역도 조사

  • 입력 2001년 8월 22일 23시 16분


인천국제공항 유휴지 민간사업자 선정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22일 공항공사 강동석(姜東錫) 사장에게 고위층의 압력 또는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한국통신, 이동통신사 등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서 잡음이 일던 5∼7월 강 사장의 통화명세서를 건네 받았다.

검찰은 강 사장이 △2순위로 탈락한 에어포트72㈜컨소시엄에 집착한 점과 △사업자 선정 평가항목 중 ‘토지 사용료’가 ‘토지 사용기간’으로 변경될 당시 전자결재했음에도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사업단장이 전결했다고 주장한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 사장에 대한 통화명세 조사는 수사를 명쾌하게 하기 위한 것이며 통화명세조사 대상자는 강 사장 외에도 많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국중호(鞠重皓·구속) 전 청와대 행정관이 에어포트72에 참여한 기업체 간부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 뇌물수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금품액수가 수천만원대에 이르며 컨소시엄 참가업체들이 조성한 ‘로비성 비자금’ 중 일부가 국 전 행정관과 친분이 있는 간부를 통해 국 전 행정관에게 건네졌다는 첩보에 따라 사실여부를 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지검 권태호(權泰鎬) 1차장검사는 “뇌물 여부 등 돈의 성격에 대해 당사자들간에 말이 다르다”며 “금품 액수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A, D업체 등 에어포트72 참가업체의 대표와 실무담당자 등 3, 4명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중이다.

국 전 행정관을 접견한 김모 변호사는 이에 대해 “국 전 행정관이 ‘그 누구로부터 한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사업자 1차 선정을 앞두고 A업체 간부 임모씨가 국 전 행정관의 대학동기생인 관세청 서기관 H씨(46)와 80여차례 통화했고 국 전 행정관과 H씨도 10여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검찰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원익컨소시엄측이 삼성 계열사를 통해 이 전 단장에게 로비한 혐의를 잡고 인천공항 내 삼성물산㈜, 삼성SDS, 공항개발사업팀 등 3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