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캐나다등 지구촌 곳곳서 신종마약 몰려온다

  • 입력 2001년 8월 2일 18시 46분


국내 마약사범 검거인원이 연간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휴대가 간편하고 환각효과가 강력한 신종 마약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갈수록 마약의 ‘수입선’이 다변화할 뿐만 아니라 해외교포 유학생 등을 통한 마약의 국제적 유통이 과거에 비해 빈번해져 신종 마약의 국내 반입이 손쉽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마약의 확산〓2년여 전부터 국내에 급속히 퍼지고 있는 신종 마약은 엑스터시(일명 도리도리)와 야바. 엑스터시와 야바는 올 상반기 각 338정과 2095정이 압수됐다. 서울지검은 또 지난달 유럽 유학생과 주한미군 병사 등에게서 엑스터시 510정을 압수했다.

엑스터시는 암페타민(히로뽕 성분)계 유기 화학물질로 복용시 혼수 정신착란 식욕상실 등의 증세를 일으키며 야바는 히로뽕에 카페인을 첨가한 물질.

1월 태국인 S씨 등 3명은 국제특급우편으로 야바 2018정을 국내에 들여와 유통시키다 적발됐다. 2000년 들어 742정이 압수된 엑스터시와 엘에스디는 96년 이후 압수된 적이 없는 신종 마약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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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신종 마약은 정제로 돼 있어 복용이 간편하고 히로뽕 대마초 등 기존 마약보다 환각효과도 훨씬 강해 마약 사범들이 선호한다”며 “주로 해외교포와 유학생, 동남아인들을 통해 국내에 밀반입된다”고 말했다.

▽마약 밀수 루트의 다변화〓올해 상반기중 검거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총 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붙잡힌 9명에 비해 4배 가량 늘었다. 이들은 국적별로 이란 14명, 중국 7명, 미국 6명, 태국 5명, 방글라데시 2명과 캐나다 인도네시아 가나가 1명씩이다.

본국의 마약 조직과 연계된 외국인 마약사범의 국적은 96년 미국 나이지리아 등 5개국에서 99년 볼리비아 칠레 파키스탄 이란 등 12개국으로 늘어났다.

최근 들어서는 이란인에 의한 해시시 반입이 급증하고 있다. 대마를 농축해 만든 해시시는 대마초보다 환각 효과가 3∼4배 강하다.

이란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국제적인 마약류 밀수출 조직들의 거점이 집중돼 있는 중동의 일명 ‘황금의 초생달 지대(Golden Crescent)’라고 검찰은 전했다.

▽마약의 세계화와 국제공조의 필요성〓서울지검 마약수사부 정선태(鄭善太) 부장검사는 2일 “공항과 항만을 통한 물동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통관절차는 대폭 간소화돼 마약의 밀반입을 막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국가 마약퇴치 전략을 수립하고 국제적 정보교환과 공조 등 협력 강화를 목표로 세부 계획을 추진중이다.

검찰은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의 상당량이 중국에서 유입되는 점을 감안해 한중 마약대책회의 창설을 추진하는 한편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태국 필리핀 등 6개국과 연결중인 핫라인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또 유엔 및 산하기관과 연계해 ‘마약퇴치 외교’를 펼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검 마약부 산하에 국제협력과를 신설했다.

실제로 지난달 기소된 중국 내 국제 마약 밀조 밀수조직 ‘김사장파’의 두목 김동하씨(37)의 신병을 넘겨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한중 공조수사와 유엔을 통한 마약외교의 성과다.

▽마약사범 현황〓마약사범 검거인원은 95년 5418명에서 98년 8350명으로 54% 가량 늘었고 99년과 2000년 연속 1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최근 히로뽕 사범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올해 상반기 검거된 마약사범은 4913명으로 지난해 5019명에 비해 2.1%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히로뽕 사범은 오히려 7.7% 증가했다. 전체 마약사범 가운데 히로뽕 사범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73.5%에서 올해 같은 기간 80.8%로 늘었다.

<신석호·이명건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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