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死 '예고' 됐었다…안전점검때 11곳중 9곳 '부적합'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0분


14∼15일 집중호우로 감전 사망사고가 발생한 서울 및 경기지역 11곳 중 9곳은 사고가 나기 전에 받은 정기 안전점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6월말 현재 전국 가로등 10개 중 4개와 교통신호등 절반은 안전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전기안전공사가 19일 국회수재대책현장점검반(반장 김영진의원)에 제출한 ‘전기설비 점검 현황’에서 밝혀졌다.

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3명이 감전사고로 숨진 서울 가리봉역 부근의 경우 작년 3월 실시한 점검에서 전선 껍질이 벗겨져 절연상태가 나쁘고 누전차단기가 설치되지 않아 감전 위험이 있다며 금천구청에 시정을 요구한 뒤 4월, 6월 다시 안전점검을 했으나 고쳐지지 않았다.

또 2명이 숨진 서울 신림8동의 경우 작년 8월, 9월, 11월 세 차례의 정기 안전검사를 통해 감전 위험을 관악구청에 알렸으나 시정되지 않았다.

한편 전기안전공사가 올 들어 6월말까지 전국 가로등 8755개를 대상으로 정기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3396개(38.8%)가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의 부적합률 26.9%보다 11.9%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부적합 통보를 받은 시설물에 대해서는 한국전력이 전기를 끊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전국 가로등 42만여개를 대상으로 누전차단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또는 안정기가 저지대에 설치되지 않았는지 여부에 대한 일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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