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선 '영해침범' 한 날… 군수뇌 골프장

  • 입력 2001년 6월 21일 01시 16분


북한 상선이 처음 영해를 침범했던 2일 오후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과 조영길(曺永吉) 합동참모본부의장이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구설에 싸였다.

조 의장은 2일 오후 1시반부터 경기 성남의 남성대 군 골프장에서 오래 전 예정됐던 합참 예하 모 정보부대장의 전역 환송 골프모임을 가졌고 김 장관도 이날 오후 4시반부터 같은 골프장에서 언론사사장 정치인 등과 골프를 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북한상선 청진2호(1만3000t)가 2일 해군 P3C 대잠초계기에 의해 울산 동쪽 22마일 지점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오전 11시43분경. 당시 위치가 공해상이었기 때문에 조 의장은 해군 작전사령관에게 계속 감시토록 지시한 뒤 골프장으로 향했다.

조 의장은 오후 7시반 경 백마강호(1740t)가 영해 안에서 추가로 발견된 사실을 보고받고 곧바로 합참에 위기조치반 가동을 지시하고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상황을 지휘했다.

김 장관도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 참석한 뒤 오후에 잠시 국방부에 들렀다가 골프장으로 향했다. 김 장관은 백마강호 발견 사실을 보고받고 국방부로 돌아와 지휘통제실에 잠시 들른 뒤 퇴근했다.

김 장관은 3일 오전에도 외교통상부장관 및 한미연합사령관, 주한미국대사와 함께 이른바 ‘2+2’ 골프회동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영해 침범사건에 대한 향후 대책을 조율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는 “토요일인 2일은 훈련 휴무일이었고 장관과 의장이 운동할 때만 해도 사태를 심각하게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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