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김편지

  • 입력 2001년 5월 11일 20시 11분


백대령님과 사모님에게

2001.4.10

대한민국에 태어나신 죄로 평생 쓰라린 가슴을 안고 사셔야 하는 백대령 내외분께

운명을 같이 한 저로서 항상 안타까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모님과 아이들도 다 건강하실 줄 믿습니다. 그리고 퇴직을 하셨으니 마음에 맞는 일도 찾으셔서 즐거운 여생을 갖으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백대령님의 소식을 접하고 매우 반가웠으며 이를 우리집 사람에게 사본해서 보냈습니다. 집사람도 한 신문기자와 이야기한 대로 백대령님의 운명에 매우 애석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별로 도와드린 것도 없는 저를 그렇게 여겨 주시니 매우 감사합니다.

지난 98년에 국내편지로 받은 후 두분께 연락할 길이 없어 답장 못해드리고 나나 우리집 사람은 앞길이 유망한 백대령이 대한민국과 미국과의 편파적인 관계 때문에 희생을 당하고 당당히 제독이 되신 분이 한직에서 젊음을 보내신다는 것을 알고 이 시대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나 백대령께서 한반도가 통일된 국가였다면 이런 일이 있었겠습니까.

우리 둘과 두 가정의 고통은 민주와 공산이라는 두 ideologies에서 오는 부산물이라고 하겠습니다.

더욱이 나는 나대로 조심하느라고 많이 도와드리지도 못했고 다른 무관보다 더 美國通인 백대령님의 명석한 정보분석력으로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이바지해오신 것 저는 알고 있으며 진심으로 찬사를 보냅니다. 그러나 그 노고가 승진의 기회가 될 줄 알았는데 그 반대로 한직으로 전근되는 원인이 되었으니 시대를 잘못 타고난 운명이라고 보아야겠습니다. 시대를 잘 만났으면 영웅이 되는 기회인데 그 반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백대령이나 나나 우리가 우리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이러한 일을 했겠습니까. 우리는 단지 대한민국이 조국이라는 공통된 배경을 가지고 만난 것 아닙니까. 오직 대한민국이 우리 둘의 조국이고 또 조국이 잘 되기를 바라서 우리 서로가 호흡을 맞춘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체포된 후 대한민국에서 중국이나 이스라엘처럼 동포의 권익을 옹호해 주었다면 내가 받은 형량도 이처럼 높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나라의 검사는 이러한 약점을 이용해서 내 case를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저를 무기징역(평생 감옥에 사는)으로 저를 기소했습니다. 내가 한 일이 무기징역이 될 일이 아닌데 이렇게 무기징역의 기소를 당하고 보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결국 내가 받아야 할 벌보다 더 높이 주기 위해서 무기징역으로 기소한 것은 나중에 알았지만 아무 법도 모르는 나에게 이렇게 까지 가혹한 형벌을 기소한 검사도 변호사도 한마디 못하고 있었습니다.

또 저는 1974년에 받은 미국시민권 선서를 배반했다고 그리고 그 선서가 미국에 대해서 얼마나 큰 약속이었는가를 다음에 시민권 신청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높은 형을 언도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그 source가 Maryland였기 때문에 Marylane Court에서 다루어야 하는데 FBI도 악명높은 Alexandria Court를 알고 그쪽으로 저 case를 인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싶이 내가 보내드린 내용이 미국에 해가 될만한 것이 아니었는데도 해가 되었다고 하고 또 타국에 이익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교도소생활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해서 견딜 수 있지만 언도받기 전까지의 10개월 동안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언도를 해도 좋으니 그 지옥같은 곳을 나올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더 견뎌보면서 싸울 때까지 싸워 볼 것을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내가 아무 법도 모르고 해서 어리석게 그런 안이한 생각을 했다고 봅니다.

그 당시 좋은 변호사만 있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나도 법을 몰라 변호사에게 맡겼더니 이 모양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한국까지 가서 백대령을 만나 보았는데 그들이 백대령의 진술을 써보지도 못했습니다. Ginsberg는 백대령을 만난 것을 아는데 Gore/Sandground가 백대령님을 만났는지요.

만났으면 그들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나시는지요. 기억나는 대로 몇 자 적어 직접 보내주시면 내가 지금 준비중에 있는 상고심에 매우 도움이 되겠습니다.

Gore/Sandground는 김영훈이라는 목사와 함께 다니는 사기단체였습니다. 그리고 그후 Appeal할 때 변호사들을 써보았으나 결과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나는 혼자서 상고 준비중에 있습니다.

현재로 상고가 받아드려질지 안받아들여질지 모르겠으나 준비중에 있으니 그 가부(접수)가 결정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준비가 끝나면 다시한번 백대령님께 편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백대령께서 군복을 벗으셨으니 백대령의 편지를 동아일보 같은 데에 한번 개제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이번에 보내주신 것을 받아야 될지 안받아야 될지 모르겠으나 일단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그를 통해 보내셨는데 참 좋은 생각이었습니다. 역시 정보장교의 wit였습니다.

끝으로 사모님께도 안부 전해주시고 또 김소장 장로님 내외분께도 안부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로 저의 출감일은 2004년 7월26일입니다. 하나님께서 백대령님과 가정을 항상 지켜주시옴을 기원합니다.

로버트 김 드림

2001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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