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갈취 폭력조직 3220명 적발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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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서민과 상인들을 상대로 각종 명목의 금품을 뜯어내는 폭력배들이 최근 극성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2월12일∼3월31일 50일 동안 채권자의 돈을 대신 받아주는 해결사 노릇을 하거나 아파트 재건축 과정에 개입해 각종 이권을 챙긴 경우 등의 폭력배 3220명을 전국에서 붙잡아 이 중 1563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폭력배 실태〓유형별로 보면 영세 주점을 상대로 돈을 뜯은 폭력배가 681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채업 관련 폭력이 354명(11.0%), 청부폭력이 322명(10.0%)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특히 사채업 폭력의 경우 지난해 6월 집중단속 때 전체 폭력배의 5.3%(전체 검거인원 1854명 중 98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이번 단속기간에 인원과 비율 모두 크게 늘었다.

이번에 검거된 폭력배 중 고모씨(36) 등 10명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유사 파이낸스 회사 3개를 차리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월 10∼33%의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준 뒤 돈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 107명에게 “아들의 다리를 잘라버리겠다” “사창가에 팔아 넘기겠다”고 협박해 8700만원을 뜯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또 신흥 폭력조직 ‘와부파’의 두목 우모씨(38) 등 9명은 99년 5월 경기 남양주시 모 아파트 공사현장에 찾아가 공사 관계자들을 협박, 터파기 공사(5억8000만원 상당)를 따내는 등 최근까지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특징〓최근 급증한 사채 폭력의 경우 돈을 받아내는 수법이 더욱 잔인해졌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 사채 폭력배들은 임신부를 폭행하거나 “장기를 팔아 돈을 갚아라”고 협박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폭력배들의 활동영역도 다양해졌다. 영세 주점이나 포장마차 등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는 고전적 방식은 물론 와부파의 경우처럼 건설업체 대표를 협박해 이권을 따내거나 도박꾼들을 모집해 판돈 수억원대의 도박을 주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배들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기피하면 이들을 도와주는 격이 되는 만큼 용기를 갖고 신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고처는 경찰청 인터넷홈페이지(www.police.go.kr)나 경찰청 폭력계(02―313―0118).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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