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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21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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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강력부(이준보·李俊甫부장검사)는 21일 지난해 8∼12월 국제적인 밀수조직 7개파 195명을 적발, 이 중 168명을 구속기소하고 히로뽕 대마초 등 마약류 55㎏(시가 280억원 상당)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60만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국제 밀수조직은 대부분 중국 태국 필리핀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값싸게 구입한 마약류를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시키거나 전량을 다시 일본으로 빼돌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실태〓지난해 10월 잠비아인 레오나드(33)와 모잠비크인 페니아스(31)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대마초 3.3㎏을 넣은 옷가방을 국제 특급우편으로 일본으로 보내려다 적발됐다. 이들은 이 대마초를 동남아에서 구입해 국제 특급우편으로 국내로 발송한 뒤 입국했고 이를 받아 다시 일본에 보내려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각국 세관간에 가능한 한 빨리 전달하기로 협정이 맺어져 검색절차가 간소한 국제 특급우편이 밀수조직에 의해 악용되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자영업자 노모씨(39)는 중국에서 구입한 히로뽕 3㎏을 원통형 실리콘 용기에 숨겨 김포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뒤 일본 폭력조직(야쿠자)에 전달하려다 적발됐다. 노씨는 야쿠자측에서 히로뽕 구입 자금으로 500만엔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스프링거(37·엔지니어)와 켐프(32·카지노 종업원) 등 남아프리카공화국인 2명은 각각 지난해 8월과 11월 싱가포르를 경유해 김포공항을 통해 대마초를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
검찰은 일본으로 들어가는 화물이나 우편의 발송지가 한국일 경우 중국이나 동남아일 경우보다 검색절차가 덜 까다롭기 때문에 한국이 경유지로 이용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단속 결과〓검찰은 지난해 1∼6월 적발된 마약류 사범이 총 5019명으로 9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 마약사범이 95년 323명에서 99년 1570명으로 늘었고 전체 마약 사범 중 여성 마약사범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동안 11.7%에서 21.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또 지난해 외국인 마약류 공급 사범이 99년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