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폭설이어 강추위…15년만의 혹한 '겨울 삶'동파

  • 입력 2001년 1월 14일 18시 38분


13일에 이어 휴일인 14일에도 전국적으로 혹한이 맹위를 떨치면서 가정의 수도계량기가 파손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남부지방 주민들은 13일의 기록적인 폭설에 맹추위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 같은 한파는 15일 서울이 영하 19도, 철원이 영하 27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혹한으로 인한 피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도계량기 동파〓서울의 경우 14일 하루 동안 수도계량기 3340개가 얼어붙어 파손되는 등 이달 들어 모두 1만2910건의 동파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 수도사업소에는 동파사고 신고가 폭주하고 있으나 일손이 달려 제때 수리해주지 못하는 형편.

서울 동작구 사당동 H아파트 주민 박모씨(31)는 “추위가 계속되면서 수도계량기가 두 번이나 터졌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뜨거운 수건이나 헤어드라이기로 수도관을 녹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본동 K아파트는 각 가정의 보일러로 통하는 수도관이 얼어붙어 주민들이 더운 물을 쓰지 못한 채 떨며 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매일 “보일러를 끄지 말고 저온으로 계속 돌리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15년 만의 최저기온(영하 23도)을 기록한 강원 춘천시에서도 수도계량기 동파사고가 속출해 14일 하루 동안 생활민원처리사업소에 3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고온난방에 따른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W아파트에 사는 주부 박모씨(54)는 “기온이 크게 떨어진 3, 4일 전부터 실내온도를 30도에 맞춰 놓자 바닥의 난방관에서 물이 새어나와 나무바닥이 썩기 시작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K자동차의 한 정비공장 직원은 “올 겨울처럼 기온이 영하 20도를 오르내릴 때는 경유차량의 시동에 다소 문제가 발생한다”며 “추위로 인한 정비요청만 하루 200여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명사고〓13일 오후 7시반경 경북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소백산 연화봉∼희방사 사이 깔딱고개에서 등반하던 강호영(32) 김정태씨(36) 등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사업부 직원 2명이 조난당해 동사한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일행과 함께 이날 오전 1박2일 예정으로 울산을 출발, 등반에 나섰으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져 참변을 당했다.

또 14일 오후 2시반경 부산 강서구 대저2동 부산상회 앞 농로에서 1t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5m 아래 하천으로 추락, 차에 타고 있던 한우열(27) 이진오씨(26)가 숨지는 등 이날 하루 동안 전국에서 4건의 교통사고로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회부·이슈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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