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 파업5일째]"곧 경찰온다" 긴장속 가족면회

  • 입력 2000년 12월 25일 19시 16분


'파업 이산' 父女 상봉
'파업 이산' 父女 상봉
성탄절인 25일 경기 고양시 일산 국민은행 연수원에 닷새째 파업하고 있는 국민 주택은행 노조원들은 공권력 투입설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이날을 ‘가족 만남의 날’로 정했다.

○…‘가족 만남의 날’을 맞아 출입 통제가 완화되자 가족 2000여명이 연수원을 찾았다. 주택은행원인 딸을 만나러 파업장에 들어온 최행남씨(61·서울 은평구 불광동)는 “딸이 걱정돼 왔다”면서 “경제위기가 왜 다시 왔는지 정부에서 생각이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노조원은 가족들과 통화하기 위해 24일부터 설치된 휴대전화 급속충전소로 몰려들었다.

○…눈이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지자 일부 노조원이 일산 신도시 내 숙박업소로 몰려 업소들은 때아닌 특수. 일부 업소는 평소 숙박비보다 비싼 8만5000∼10만원을 요구해 노조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천막과 비닐이 미처 확보되지 못해 추위에 시달리던 일부 노조원들이 고열과 기침 등 감기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물을 끓이던 노조원 2명이 가벼운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 와중에서 노조원들은 일정에 따라 집회를 열고 ‘성탄 예배’를 올렸다.

○…파업장 안팎에서 25일 오후 장관회의 직후 공권력이 투입된다는 소문이 나돌아 사수대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노조원들은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노조 지도부는 경찰이 진입하면 팔짱을 끼고 들어 눕도록 지시했으며 강제진압하면 제3의 장소에서 파업을 계속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주택은행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26일부터 30일까지 한시 계약인력을 특별 채용한다고 25일 밝혔다. 보수는 일당 20만원이며 대상은 금융기관 퇴직자 등 은행업무 수행이 가능한 사람으로 각 지점장이 직접 채용하게 된다. 은행 관계자는 “근무성적이 우수하면 재계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의전화는 02―769―8425∼7, 769―8411∼5. 인터넷(www.hncbworld.com) 신청도 가능하다.

<고양〓이동영·이나연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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