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화학공장 폭발 2명 사망…47명 부상

  • 입력 2000년 11월 2일 23시 26분


독자 문기혁씨 제공
독자 문기혁씨 제공
2일 오후 5시8분경 경기 안산시 목내동 반월공단 7블록 8호 의료용기 제조공장인 단일화학에서 가스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인근 스티로폼 제조회사인 ㈜EPS KOREA 제2공장과 효원화학으로 옮겨 붙어 건물 3개동이 전소됐다.

이날 사고로 단일화학 종업원 김영길(37) 기영씨(45) 2명이 매몰돼 숨진 채 발견됐으며 47명이 부상당해 인근 고려대안산병원과 한도병원 서부공단병원 등에 분산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고려대안산병원에 입원 중인 김학기씨(40) 등 8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숨진 김씨 등과 함께 단일화학 공장 1층에 매몰됐던 김우영씨(51)는 매몰 약 3시간만인 7시50분경 구조에 나선 소방관들에 의해 철골 콘크리트 더미에서 극적으로 구조돼 한도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 중이다.

▼관련기사▼

안산 화재현장 실종자 밤샘구조 작업 성과없어

불을 처음 목격한 김재영씨(42·신안전선 직원)는 “공장 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단일화학 공장 쪽에서 갑자기 펑 하는 폭발음이 세 차례 난 뒤 불길이 치솟았고 불길이 순식간에 인근 공장과 창고로 옮겨붙었다”고 폭발 당시를 증언했다. 고려대안산병원에 입원 중인 단일화학 직원 이병호씨(54·군포시 산본2동)는 “1층 공장에 있었는데 땅이 흔들릴 정도의 굉음과 함께 공장 내에 광풍이 몰아치며 지붕 슬래브가 마구 무너져 내려 정신없이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폭발로 인해 인근 공장과 사무실 등의 유리창 수백개가 파손돼 100여m까지 날아가 공장 일대 길거리에 나뒹굴었고 철골이 검게 그을리고 휘어진 모습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또 불길이 번지면서 시커먼 연기와 유독가스가 반월공단 일대의 하늘을 뒤덮었으며 폭발음에 놀란 반월공단 근로자들과 시민들이 대피했으며 지나가던 차량들이 급정거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사고현장은 주택가가 없는 반월공단 내 화학공장 밀집지이다.

경찰은 이날 불이 단일화학 공장 에탄올 보관 지하창고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보고 목격자와 공장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망자 △김영길(37) 기영(45)

▽중상자 △고려대안산병원 이덕순(40·여) 이용선(28) 김학기(40) △한도병원 김우영(51) 홍석영(42) 배종선(42) 김종원(47) 하석(32)

<안산〓박정규·남경현·최호원기자>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