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금고 수사]鄭펀드 7백억규모…정관계인사 명단 추적

  • 입력 2000년 11월 1일 18시 48분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 부장검사)는 1일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鄭炫埈·32) 사장이 조성한 사설펀드의 규모가 600억∼700억원이며 이들 펀드의 가입자도 6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검찰은 장래찬(張來燦) 전 금감원 비은행검사국장이 유서를 통해 자신이 주식투자 이득금 등을 건네준 것으로 주장한 그의 옛 직장동료 부인 이모씨(55)를 소환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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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가입자 수사〓검찰은 펀드에 가입한 정관계 인사들이 정사장과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 부회장으로부터 로비를 받고 그 대가로 가입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펀드 가입자 수가 많아 확인작업을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며 “차명 가입자의 실명 확인과 로비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여권 실세 등 정치인 10여명 사설펀드 가입’ 보도 (본보 1일자 A1면)와 관련해 “정관계 인사의 사설펀드 가입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전국장 유서 내용 조사〓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장 전국장 유서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이씨는 자신의 여고 동창생이 주지로 있는 경북 구미시 죽상사에서 머물다 이날 오후 7시경 임의동행 형식으로 서울지검에 출두했다.

검찰은 또 장씨가 유서에서 평창정보통신 주식 5000주를 받았다고 지목한 또 다른 옛 직장동료의 신원에 대해 “다른 부처에 근무하는 걸로 추정되며 구체적 신원은 조사 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평창정보통신 유준걸 사장도 다시 소환해 유서 내용에 대해 조사키로 했으며 미국으로 도피한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에 대해서는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로비 수사〓검찰은 이날 금감원 전 제재심의국장 강모씨(현 금융기관 근무) 등 3, 4명을 소환해 대신금고 불법대출 특별검사 및 유일반도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금감원의 대신금고 특별검사가 이 금고의 공금횡령 직원에 대한 내부자의 제보로 시작된 사실을 밝혀냈다.

한편 검찰은 정현준 사장이 이원근 비서실장 등 측근들과 짜고 KDL 등의 회사 명의로 당좌수표 등을 발행, 760여억원을 횡령해 사채담보와 술값 등 유흥비로 쓴 혐의를 밝혀내고 비서실장 이씨 등 측근 2명을 구속하고 KDL 이사 이모씨를 구속했다.

<이수형·이명건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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