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공영 재개발 '뒷돈'…11억대 비자금 조성

  • 입력 2000년 10월 19일 00시 56분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부장검사)는 18일 법정관리중인 건설회사 한신공영(주)의 전 법정관리인 은승기씨(61·전 서울은행 상무) 등 이 회사 전현직 간부 3명에 대해 불법으로 비자금 11억여원을 조성해 뇌물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은씨와 전 부사장 김용욱씨(56·구속기소), 영업담당이사 박현준씨(44·구속기소) 등 3명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하도급 공사대금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방식으로 11억6000만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재개발 조합장 등에게 뇌물로 6억1000만원을 준 혐의다.

은씨는 또 98년1월 하도급 업체인 T개발 업주에게서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한신공영으로부터 재개발, 재건축 시공사 선정 등과 관련해 1억∼1억5000만원씩 받은 혐의로 서울 성동구 행당동 제2지구 재개발 조합장 예동해씨(65) 등 5명도 구속 기소했다.

이들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성훈씨(41·구속기소)는 서울 동대문구 모 지역 재개발 조합장 손모씨의 남편으로 한신공영에서 1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속칭 ‘재개발조합 총회꾼’들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 기소된 김성순씨(45)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에서 참석표 60여장을 위조해 한신공영 직원들을 대리 출석시키는 등 ‘총회꾼’ 노릇을 해주고 그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신공영은 97년6월 부도난 뒤 같은 해 12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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