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保외압 수사]孫전무 "아크월드 도와주라" 전화

입력 2000-09-27 07:33수정 2009-09-2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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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 부장검사)는 26일 최수병(崔洙秉·현 한전사장)전 신보이사장을 소환해 전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에게 대출보증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조사한 뒤 오후 11시경 귀가시켰다.

검찰은 또 아크월드 사업본부장 육상조(陸相朝)씨가 이씨에게 보낸 케이크에 대출보증을 요청하는 장문(長文)의 편지와 사례금이 들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출보증 압력 의혹〓검찰은 신보 손용문(孫鎔文·현 전무)전 이사가 지난해 2월 영동지점장 이씨에게 “아크월드를 도와주라”는 전화를 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손씨 개인의 민원성 전화였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20여년간 사귀어온 친구인 건축자재업자 배모씨로부터 “아크월드가 부도나지 않게 대출보증을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씨와 영동지점 팀장들에게 아크월드를 도와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배씨는 자신의 거래업체인 아크월드에 수억원의 돈을 빌려준 상태에서 부도위기에 처한 이 회사 대표 박혜룡(朴惠龍)씨가 ‘손이사에게 대출보증 민원을 해달라’고 하자 이같은 청탁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배씨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그러나 손씨가 청와대 등 외부의 압력 또는 최전이사장의 지시를 받고 이씨에게 아크월드를 도와주라고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이운영씨 사표제출 강요여부〓검찰은 손씨를 상대로 지난해 4월 이사회에서 당시 최이사장이 청와대를 거론하며 이씨의 사표제출을 종용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손씨는 “이사회에서 최전이사장이 이씨의 사표제출을 종용하는 말을 듣지 못했으며 이씨가 지난해 4월 나를 찾아와 스스로 신상문제를 상의해 사표문제를 처음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손씨는 “이씨가 ‘최전이사장이 비리혐의를 거론하며 사표를 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말해 ‘파면되면 퇴직금도 못타니 사표를 내고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고 진술했다.

▽권노갑(權魯甲)민주당 최고위원 개입 여부〓이운영씨의 부인 이광희씨는 26일 서울지검 기자실을 방문, “지난해 5월23일 동국대 총동창회에서 남편이 동창회장인 권위원에게 ‘사직동팀의 수사를 받아 부당하게 면직당했다’고 말하니까 권위원이 최전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용을 알아봤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최전이사장이 권위원에게 ‘청와대 하명(下命)을 받아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동국대 동창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전이사장은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권위원이 전화로 이씨 문제를 물어와 ‘이씨가 비리혐의로 수사를 받은 뒤 도주한 상태에서 부인이 사표를 가지고 와 수리했다’고 답해줬을 뿐이다”고 말했다.검찰 관계자는 “사직동팀을 조사한 결과 이씨에 대한 수사결과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시점은 지난해 4월30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사실에 비춰볼 때 ‘4월 27, 28일경 최전이사장이 청와대 하명을 받고 사표제출을 강요했다’는 이씨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이광희씨는 “검찰 발표로 우리가 전국에 77만평의 땅을 보유한 재산가처럼 비쳐졌는데 문제의 땅 대부분은 80년대 평당 60원을 주고 산 임야”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그러나 경기 파주지역에 위장전입해 민통선 부근 땅을 매입한 것에 대해서는 “그 지역의 토지 매매제도상 어쩔 수 없었다”고 시인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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