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범'문건 파문]'9명 對 10명' 함수관계는?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51분


검찰의 여야 의원 116명에 대한 선거비리 수사보고서가 ‘주간 내일신문’에 공개됨으로써 “‘제3의 정보’에 의해 우리가 알아서 대책을 세워 10명 이상은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민주당 윤철상(尹鐵相)전사무부총장 발언의 진위여부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수사보고서가 공개된 뒤 “이는 민주당 윤철상전부총장의 발언을 사실상 뒷받침한 것”이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이 ‘기소가능’‘중요수사사건’으로 분류한 19명을 아직까지 기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들 19명은 한나라당 의원이 10명, 민주당 의원이 9명이다. 이 때문에 윤전부총장의 ‘10명 이상’ 발언이 아직까지 기소되지 않은 당 소속 의원 ‘9명’을 지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윤전부총장이 당 소속 후보들에 대한 보호활동을 강조하기 위해 ‘9명’을 ‘10명’이상으로 과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9명’과 ‘10명 이상’을 동일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그러나 당시 윤전부총장이 말한 ‘기소’는 선관위의 ‘고발’을 잘못 표현한 것으로 이는 검찰의 수사보고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만일 윤전부총장이 말한 ‘10명 이상’이 수사보고서상의 ‘9명’과 일치하는 것이라면, 한나라당의 기소되지 않은 10명은 한나라당이 사전에 검찰에 압력을 넣어 뺐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아직까지 검찰의 수사종결 시한이 남은 상태여서 향후 여야 어느 정치인이 추가로 기소될지 분명치 않은 점도 ‘9명’과 ‘10명 이상’의 관계를 단정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를 따지기 위해서는 기소가 안된 민주당 의원 9명의 수사사안에 대한 정밀 검토가 필요하지만 내일신문측은 수사보고서 원문에 찍힌 ‘기소가능 인사’ 표시를 삭제한 채 보도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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