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1천여억 들여 신발산업 되살리기 '발병'

  • 입력 2000년 7월 1일 00시 48분


부산시가 80, 90년대 지역 주종산업이던 신발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산신발지식단지 조성 협동화사업’이 사업 초기단계에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시는 올부터 2003년까지 사업비 1125억원을 들여 강서구 녹산동 녹산국가공단내 5만여평의 부지에 100여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사업장과 공동기반 시설을 갖춘 신발지식단지 조성 협동화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올해 초 밝혔다.

그러나 이곳에 공장을 건립키로 한 신발협동화사업 참여업체로 승인받은 34개 업체 중 현재 공사에 들어간 업체는 2곳에 불과하다.

또 이들 업체가 2만7000여평의 부지에 40여개의 신발완제품 및 부품공장, 관련시설 등을 건립키로 시에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14개 업체만 9600여평의 부지를 매입했을 뿐 나머지는 부지매입 계약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참여를 약속했던 신발업체들의 단지입주 기피현상은 근로자들이 생활할 수 있는 주거단지가 없는데다 근접 교통수단 부족 등 기반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부지를 매입한 업체들은 신제품개발센터, 디자인개발센터 등 공동인프라 시설사업과 시의 지원사업이 연말경 시작될 예정이어서 당장 입주해도 별다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착공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발업체 관계자는 “시가 단지조성 계획을 수립하면서 개별사업장의 실태는 물론 수요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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