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한심한 공무원…바쁜 보건소서 건강검진

  • 입력 2000년 6월 22일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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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을 맞아 시민 환자를 돌볼 일손도 부족한 보건소에서 공무원들이 정기 건강진단을 받아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따르면 12일부터 용산구청소속 공무원 1200명이 매일 60명씩 건강진단을 받기 시작해 의료대란이 본격화된 21일까지 보건소를 찾았다는 것. 22일에도 미처 진단을 받지못한 10여명의 공무원이 보건소에서 X선 촬영 등을 했다. 의료대란 시작 직후 용산구 보건소를 찾는 환자는 하루 평균 130여명. 환자 진료만으로도 일손이 달리는 의사 5명은 매일 60명의 ‘불청객’으로 밤샘근무를 하고도 다음날 전혀 쉬지 못했다는 것.

22일 오전 갑자기 경기를 일으킨 딸을 데리고 이 보건소를 찾은 박모씨(34·여·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는 “의료대란으로 보건소 일손이 모자라는 걸 공무원들도 뻔히 알텐데…”라며 혀를 찼다.

보건소측은 “서울 25개 구청 중 용산구청 소속 공무원들의 건강진단 기간이 이 시기와 겹쳤다”며 “23일부터는 일단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광진구청 소속 공무원들도 20일 이후 하루 평균 30여명씩 광진구보건소에서 건강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원홍·이승헌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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