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동아대의대교수들 120명 '사죄 헌혈'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27분


의료계가 집단폐업에 들어간지 사흘째인 22일 부산 동아대 의대 교수 120여명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집단헌혈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동아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전 10시반부터 병원 내 채혈실에서 ‘환자를 위한 헌혈’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일부 젊은 교수들이 집단폐업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을 나타내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헌혈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젊은 교수들이 헌혈에 나서자 고참 교수들은 물론 이 병원 간호사와 일반직원들도 자발적으로 헌혈대열에 합류했다.

동아대 병원측은 이날 헌혈 받은 피를 응급환자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수술환자들에게 무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사표를 제출하고 폐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 병원 전공의와 수련의 260여명은 20일 부산 중구 남포동 적십자혈액원 헌혈센터에서 헌혈을 하고 헌혈증서를 기증했다.

이날 처음 헌혈을 한 핵의학과 강도영교수(35)는 “폐업투쟁중인 전공의와 개업의들을 대신해 환자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헌혈을 했다”며 “의사들이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폐업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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