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상 범죄 '나쁜 남자' 4명 구속

  • 입력 2000년 5월 10일 18시 46분


애인의 나체 사진을 찍어 협박한 개그맨, 이혼 위자료를 안 주려고 돈을 빼돌린 병원 원장, 부인의 돈을 보고 결혼했다가 돈이 떨어지자 마구 때린 남편, 세입자 주부를 성 폭행한 집주인.

서울지검 특수부의 첫 여자 수사관이자 여성 범죄 전담인 김정옥(金貞玉)수사관은 10일 선량한 여자를 괴롭혀 온 ‘나쁜 남자들’ 4명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SBS 시트콤에 출연했던 개그맨 조모씨(32)는 99년9월 애인인 명문대 음대생 S씨(24)가 술에 취해 잠든 사이 나체 사진을 찍어 놓았다가 올 4월 S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학교에 뿌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다.

충남 C병원 원장 박모씨(43)는 부인과 이혼하면서 자녀 양육비조로 7년간(1995∼2001) 매년 1억원씩, 그후에는 수입의 50%를 주기로 하고 공증까지 해 놓고도 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자신의 진료비 채권 20억원을 모 은행에 넘기는 채권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해 버린 혐의다.

명문대 경영학과 출신 황모씨(37)는 재산가인 9세 연상의 이혼녀 B씨(46)에게 접근해 95년 결혼한 뒤 B씨의 돈을 아버지의 사업 자금 골프 비용 등으로 사용하다 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의 영향으로 B씨의 개인 사업이 잘 안되자 이혼을 요구하며 B씨를 수십 차례 때린 혐의다.

황씨의 아버지도 “아들과 이혼하라”며 며느리 B씨를 때려 처벌받은 적이 있으며 황씨는 “해외 이민을 가자”며 B씨의 47억원짜리 부동산을 자신의 명의로 바꿔 놓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43)는 4월 중순 자신의 아파트에 전세 들어 살고 있는 주부 C씨(43)에게 “아파트 매매 계약 문제를 상의하러 왔다”며 방으로 들어간 뒤 반항하는 C씨의 목을 졸라 억압한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정옥수사관은 “여성특별위원회나 여성상담실 등 여성 관련 단체와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도 구축해 여성의 범죄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02-530-4876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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