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작가聯, 공천반대 66명 홍보로고송 개사 불허

  • 입력 2000년 1월 26일 19시 08분


“‘바꿔’는 부를 수 있지만 ‘독도는 우리땅’은 안된다.”

총선시민연대 공천반대 명단에 오른 66명의 전현직 의원들은 선거에 나서더라도 홍보용 로고송을 마음대로 고를 수 없을 것 같다.

한국대중음악작가연대(공동대표 김명곤 유영건)가 26일 총선연대의 낙천 낙선운동에 지지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반대명단에 오른 인사들이 우리 단체 소속작가들의 음악을 홍보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

이들은 공천반대 인사들이 홍보음악의 제작 및 녹음을 제의해도 일절 응하지 않기로 했다.

작가연대에 소속된 작사 작곡가들은 김창환 정태춘 양희은 김수철 김명곤 신형원 노영심 윤상 이적 한돌씨 등 모두 207명. 그리고 이들이 만든 곡은 전체 대중가요의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3만여곡에 이른다. “가요톱10의 100위 안에 든 곡 중 90%는 작가연대 소속의 작가가 만든 곡”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요계에 영향력이 크다.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후보들이 홍보용으로 노래를 사용하기 위해 가사를 바꾸거나 곡을 편집할 경우 반드시 작사 작곡가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명단에 오른 인사들은 ‘독도는 우리땅’이나 ‘젊은 그대’ ‘빙글빙글’ 등 선거에 단골로 등장하던 노래의 개사곡을 사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최대 ‘히트곡’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꿔’의 경우 작곡가가 작가연대 소속이 아니어서 사용료를 지불할 경우 일단 사용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가연대측은 “우리 허락없이 공천반대인사들이 노래를 사용할 경우에 대비해 저작권협회의 감시활동 외에 독자적인 감시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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