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갖춘 특별검사팀]사직동팀 역할 실체규명 기대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9시 34분


옷 로비 사건과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의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가 확정됐다.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는 “그만하면 잘 뽑았다”는 것. 특히 두 사건 모두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가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짜여져 수사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부터 수사착수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될 수사방향에 대해 특별검사팀은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변협에서는 옷 로비 사건의 경우 연정희(延貞姬)씨 등의 관련여부 못지않게 사직동팀의 은폐 축소여부 등 권력 내부의 문제까지 들춰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유도 사건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걸지는 않는 것이 변협의 분위기다. 변협의 일부 인사는 “검찰이 오히려 ‘과잉수사’를 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기도 하다.

특별검사팀은 조폐공사 파업의 기폭제가 된 조폐창 이전에 검찰 외의 국가권력이 개입했는지 등 구조적인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본격화되면 검찰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나갈지도 관심거리다. 강원일(姜原一) 최병모(崔炳模) 두 특별검사는 12일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 김광식(金光植)경찰청장을 차례로 방문해 ‘모양새’를 갖췄다. 이 자리에서 두 특별검사는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잘 협조해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고 김장관 등도 “충분히 협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인력 지원 등 현실적인 문제에서는 미묘한 입장 차이가 엿보인다. 특히 옷 로비 사건의 최특별검사는 검찰로부터 인력을 파견받는 방안에 대해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지원 보안에 문제

그는 13일 “기존 검찰인력 대신 젊은 변호사들을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변협 관계자는 “기존 검찰인력이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수사진행상황이 검찰조직에 그대로 보고되는 등 보안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사진행 상황 공개에 대해 두 특별검사는 “명예훼손과 정치적 쟁점이 될 소지가 없는 한 공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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