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錦湖 4형제' 주식 부당거래…9억2천여만원 챙긴 혐의

  • 입력 1999년 8월 18일 19시 25분


박성용(朴晟容)금호그룹명예회장과 박정구(朴定求)그룹회장, 박삼구(朴三求)아시아나항공사장, 박찬구(朴贊求)금호석유화학 사장 등 금호그룹 오너 4형제가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로 모두 검찰에 고발됐다. 금융감독원은 18일 박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 형제 경영인 4명이 지난해 4월 금호타이어(현 금호산업)와 금호건설의 합병에 관한 내부정보를 이용, 금호타이어 주식을 매매해 총 9억22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같은 수법으로 금호타이어 주식을 사들여 약 125억원의 미실현 부당이득을 취한 법인 금호석유화학도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 수입선인 브라질 지냅사 사장 자부르, 지냅 한국지사장 이선갑(李先甲)씨는 합병정보를 이용해 30억원을 챙긴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박명예회장 등 4형제는 지난해 4월17일부터 21일까지 금호타이어 주식 5만5000주씩 총 22만주를 주당평균 2820원에 사들였으며 작년 11월10일 금호건설과의 합병공시로 주가가 급등한 뒤 12월29일 보유주식 전량을 주당 7000원에 금호석유화학에 팔았다. 이 과정에서 이들 4형제는 각각 2억3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금호석유화학도 작년 4월17일부터 금호타이어 보통주 111만여주와 우선주 386만여주를 사 모아 약 125억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특히 박찬구사장은 합병공시일 직전 보름 동안 금호타이어 주식 78만주를 시세보다 높은 값에 사들이도록 금호석유화학에 지시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박명예회장 등은 조사과정에서 “주가가 워낙 낮아 합병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형제들이 솔선해서 주식을 샀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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