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도피행각]7차례 경찰우롱 신출귀몰 908일끝나

  • 입력 1999년 7월 17일 00시 22분


탈옥범 신창원의 2년6개월간에 걸친 도피행각이 끝났다.

뛰어난 기동력과 변신술, 경찰의 허를 찌르는 대담성, 완벽에 가까운 ‘절도기술’로 조달하는 풍부한 도피자금도 더이상 소용없었다. 신이 탈옥 후 경찰에 검거되기까지 908일간의 행적을 되짚어본다.

신은 97년 1월20일 새벽 부산교도소 화장실의 쇠창살을 쇠톱으로 끊어낸 뒤 탈옥했다.

신은 곧바로 충남으로 내려가 천안시 원성동 D다방 여종업원 전모씨(32)를 만났고 3월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처음 한달간 여관에서 동거했던 신과 전씨는 4월 중순 충남 아산시 배방면 C빌라를 월세로 빌려 살면서 절도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신과 전씨는 9월28일 천안시 목천면 H빌라로 이사를 했다. 이때까지 신이 갖다준 돈으로 전씨가 통장에 모아놓은 돈이 3000만원에 달했다.

신은 10월16일 오전5시 탈옥후 처음으로 경찰과 맞닥뜨렸다. 신이 자주 다니던 자동차 정비업소 주인의 신고로 경찰이 H빌라에 들이닥쳤던 것.

신은 이날 가스총을 맞은 채 경기 평택시로 도주, 11월1일부터 신장1동 J다방 여종업원 강모씨(23)와 동거에 들어갔다.

12월30일 경찰은 강씨와 함께 평택시 신장1동 N빌라에 있던 신을 검거하려 했으나 신은 빌라 옥상으로 올라가 반대편 출입구 계단으로 빠져나가 도망쳤다.

신은 98년 1월10일 전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 전씨의 뒤를 쫓은 경찰과 충남 천안시 광덕산 밑에서 세번째 격투를 벌였다. 신은 이날도 광덕산 주위를 겹겹이 둘러싼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도주에 성공했다. 신은 7월16일 서울 강남구 포이동에서 탈옥후 6번째로 경찰과 맞닥뜨렸다.

이날도 신은 경찰을 뿌리치고 도주에 성공, 전북 익산시 근처에 몸을 숨겼다. 11월초 익산시 인근 야산에서 신이 은신했던 것으로 보이는 깊이 2m의 땅굴이 발견됐다.

그 후 신은 탈옥후 1년여 가까이 머물러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충남 천안으로 다시 은신처를 옮겼다.

99년 5월 신은 천안시 봉명동 M다방 주인의 신고로 다시 경찰의 추격을 받았고 결국 16일 순천에서 길고 긴 도피행각의 막을 내렸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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